2026년 10월 18일 일요일입니다. 일요일 아침이니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천천히 읽어보세요.
오늘 브리핑의 가장 뜨거운 장면은 워싱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서명한 법을 자기가 다시 멈춰 세웠거든요. 그런가 하면 프랑스는 거리가 불탔고, 한국 증시는 한 주 만에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하나씩 가볼까요.
🔥 오늘의 헤드라인
트럼프, 자기가 서명한 대러 제재법을 한 달 만에 ‘무력화’
무슨 일이냐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린지 O.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에 따른 주요 제재와 추가 관세의 적용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지난달 18일 그 법에 서명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입니다. ABC 방송은 주요 조치 시행 예정일인 18일을 이틀 앞두고 “사실상 법을 무력화했다”고 짚었습니다.
유예 대상이 상당합니다. 러시아산 제품에 대한 500% 추가 관세,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상위 5개 수입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 제재 회피 수단인 ‘그림자 선단’(노후 유조선으로 러시아 석유를 몰래 실어 나르는 선단)을 겨냥한 신규 제재까지 모두 멈췄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압박하려던 조치들이 실제 적용되기도 전에 보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다음 달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름값을 잡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면 국제 유가가 눌리고, 그만큼 주유소 가격이 내려간다는 논리죠.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겨울 대공세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푸틴에 굴복한 모양새”**라는 비판이 터졌습니다. 안보 동맹과 자국 정치 이익 사이에서 미국이 어느 쪽을 택했는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앞으로는. 유예는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카드입니다. 선거가 끝난 뒤 제재를 다시 살릴지, 아니면 러시아와의 ‘경유 딜’이 굳어질지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선과 유가가 함께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 국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L자형’으로 굳어지나
집권 초 60%대를 달리던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으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흐름이 분석됐습니다. 갤럽이 진행한 52개 조사를 들여다보니, 지지 이유로 ‘경제·민생’을 꼽은 응답이 23번에서 4번으로 급감했습니다. 분야별 정책 평가도 부동산 19%, 인사 20% 등 전반적으로 하락세입니다. 버팀목이던 복지·외교 분야마저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왜 중요하냐면. 대통령의 힘은 결국 ‘국정을 끌고 가는 동력’에서 나옵니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밀어붙이려는 정책마다 발목이 잡히고, 여당 안에서도 목소리가 갈라집니다. 기사는 집권을 도왔던 ‘비기득권 결집 정치’가 정작 국정 운영 단계에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진단도 함께 전합니다. 내년 예산안과 각종 개혁 법안 처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할 바로미터입니다.
서울~광명 16분이 9분으로, KTX 지하전용선 2036년 뚫린다
국토교통부가 수색에서 광명까지 24.5㎞ 구간에 고속철도 전용 지하선로를 건설하는 기본계획을 확정해 고시했습니다. 총 사업비 3조2330억원, 완공 목표는 2036년입니다. 지금은 서울~광명 구간을 고속열차와 일반열차, 전동차, 화물열차가 선로를 나눠 쓰느라 병목이 심한데, 이 구간에 전용선이 생기면 소요 시간이 16분에서 약 9분으로 줄어듭니다. 하루 147회인 KTX 운행 횟수도 40회가량 늘릴 수 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서울~광명은 전국 고속철도망의 병목 구간이라, 여기가 막히면 부산·광주 가는 열차까지 줄줄이 밀립니다. 전용선이 뚫리면 서울역에서 지방으로 가는 열차가 더 자주, 더 정시에 다닐 수 있다는 뜻이죠. 지하로 파고들어야 하는 대공사인 만큼 공사 기간과 비용이 계획대로 갈지가 관건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잡힌 북한군 포로, 다시 한국 땅 밟을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붙잡힌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데려올 수 있을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가 김정은 정권에 포로 수용 사실을 사전에 알리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포로 문제가 인도적 사안을 넘어 남북 관계의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왜 중요하냐면. 북한군 포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한국이 북한과 어떤 채널로 대화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신호입니다. 포로 한 명의 거취에 외교적 메시지가 실리는 구조라, 이후 남북 대화의 온도도 여기서 읽힐 수 있습니다.
🌍 세계
프랑스 시청이 타고 백화점이 털렸다, 수십 년 만의 최악 폭동
프랑스에서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며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시청이 불에 타고 백화점이 약탈당하는 장면까지 나왔습니다. 르펜은 “정당한 사회적 요구가 또다시 극좌 세력에 볼모로 잡혔다”며 “폭력을 정당화하고 무질서를 권리로 주장하며 프랑스를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프랑스는 몇 년 전 ‘노란 조끼’ 시위 이후 사회 갈등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가 폭력으로 번지면 정부는 대화보다 진압을 택하게 되고, 그럴수록 청년층의 불만은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유럽 정치에서 극좌와 극우가 동시에 세를 키우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유럽 청년들이 뿔난 진짜 이유, ‘제로섬 게임’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시작된 청년 시위가 벨기에,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로 번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중순 파리 외곽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며 학부모와 대학생, 노동조합원까지 합세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월세를 못 내 강제 퇴거된 80대 여성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주거 문제 시위가 커졌습니다. 포르투갈에서는 “이런 봉급으론 먹고 살 수 없다”는 구호가 나왔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저성장으로 경제 파이가 커지지 않으니 고령층 연금과 청년 일자리·주거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제로섬 게임’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전체 유권자에서 고령층 비중이 커질수록 정치는 노인 쪽으로 기울고, 청년은 투표 대신 거리로 나오는 겁니다. 고령화·저성장이 정치 불안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유럽에서 먼저 증명되는 셈입니다.
백악관 대변인, 닷새 만에 사임…내부 권력싸움에 휘말렸나
변호사 자격 사칭 논란 등으로 닷새 만에 물러난 케이티 재커라이어 백악관 대변인이 사실상 내부에서 덫에 걸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재커라이어가 사임하기 직전,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션 해니티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데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이 관여했습니다. 해니티는 브리핑 미숙과 변호사 자격 논란을 집요하게 캐물었고, 재커라이어는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부의 얼굴인데, 그 자리가 닷새 만에 비는 건 내부 결속에 균열이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익명 소식통은 와일스와 앨버레즈 대변인이 재커라이어를 “먹잇감으로 던져준 것”, “윗선이 승인한 공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트럼프 2기 백악관의 권력 지형이 얼마나 유동적인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란, 협상과 확전 사이에서 발이 묶였다
이란 내부에서 미국과의 합의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강경파의 대결론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골람호세인 카르바스치 전 테헤란시장, 후세인 마라시 건설행정당 사무총장 등이 경제 압박을 풀고 개발을 재개하려면 미국과의 긴장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강경파와 군 사령관들은 확전을 밀어붙이는 상황입니다.
왜 중요하냐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끼고 있어, 내부 노선 다툼 하나가 전 세계 원유 수송로의 긴장으로 직결됩니다.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는 한 협상은 정치적으로 위험한 선택이 되고, 그러다 보니 ‘합의도 확전도 못 하는 교착’이 길어지는 구조입니다. 유가와 중동 정세를 함께 흔드는 변수입니다.
💰 경제
코스피, 폭락 딛고 반등…이번 주는 한은 금통위와 빅테크 실적
어제 전해드린 코스피 급락 소식, 오늘은 후속 상황입니다. 지난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3.83포인트(2.05%) 오른 5668.05, 코스닥은 33.96포인트(4.46%) 오른 794.78로 마감했습니다. 직전 7거래일 동안 코스피가 20%가량 폭락하며 5500선까지 밀렸던 터라,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겁니다. 다만 이번 주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19일 중국 3분기 GDP 발표, 메타·테슬라·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 3분기 실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시장의 관심은 결국 ‘AI 투자와 반도체 업황이 계속 갈 수 있느냐’에 쏠려 있습니다. 고금리 환경에서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투자 지속성 자체가 흔들립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배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증권가는 ‘V자 급반등’보다 우량주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이번엔 기업대출이다…지방은행과 손잡는다
가계대출로 성장해온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금융으로 방향을 틉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의 담보 범위를 아파트에서 집합상가·오피스텔까지 넓히고, 시설자금 한도를 최대 10억원, 기간은 최장 20년까지 늘렸습니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2분기 말 1조6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조3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토스뱅크는 광주은행과 손잡고 공동대출 서비스를 추진합니다.
왜 중요하냐면.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가계대출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기업대출로 영역을 넓히면 수익원이 다각화되고, 상가·오피스텔을 담보로 인정하면 자영업자에게는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다만 경기 둔화기에 기업대출이 부실로 돌아올 위험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심사 역량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선진국 금리 뛸 때 한국만 내렸다, 신현송 ‘호미’ 정책 통했나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10년물 장기국채 금리가 고공 행진하는 와중에 한국은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이달 14일 기준 한국의 장기국채 금리는 **4.26%**로, 8월 말(4.31%)보다 0.05%포인트 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은 0.44%포인트, 영국은 0.36%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신용등급이 더 높은 미국(AA+) 금리가 뛰는데 한국(AA)이 내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왜 중요하냐면. 분석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린 나라가 방어에 성공했다는 쪽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은 두 차례 금리를 올려 독일 금리 상승을 0.15%포인트로 막았고, 일본은행도 0.04%포인트에 그쳤습니다. 반대로 인상에 주저한 미국·영국은 장기금리가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가를 치렀습니다. 금리 하나가 나라의 이자 부담과 환율을 좌우한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오늘 뉴스를 관통하는 단어는 ‘계산’입니다. 트럼프는 선거를, 유럽 청년들은 생존을, 인터넷은행은 새 수익원을 계산하고 있죠. 계산이 이해관계를 넘어 사람의 삶을 흔들 때가 많다는 게, 오늘 기사들을 읽으며 남는 생각입니다.
일요일 아침, 잠깐이라도 좋은 소식 하나쯤 곁에 두고 하루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내일 아침에 또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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