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6일 금요일 아침입니다. 오늘 브리핑은 어제 한국 증시에서 벌어진 ‘검은 목요일’ 이야기로 시작할게요. 하루 만에 375조 원이 사라진 날, 정작 그날 SNS에 올라온 글은 자화자찬이었다니 좀 어이가 없습니다. 여기에 간밤 미국 물가 지표까지 예상을 뒤엎으면서 오늘 아침 투자자들 마음은 무거울 텐데요, 다른 소식들도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 오늘의 헤드라인
코스피 7.5% 폭락 ‘검은 목요일’…하루에 375조 원이 사라졌다
어제(15일) 한국 증시는 말 그대로 공포였습니다. 코스피가 전장 대비 7.5% 내린 5554에 거래를 마치면서 ‘검은 목요일’이라는 말이 나왔죠. 장중에는 20분간 거래를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고, 하루 만에 증발한 시가총액은 375조 원에 달합니다.
무슨 일이냐면, 증시를 끌고 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과잉투자 우려로 10% 넘게 폭락한 게 방아쇠였습니다. 코스닥도 같이 무너져 시가총액 상위 73개 종목이 전부 하락 마감했고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기초 종목을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가 대비 5분의 1 수준까지 내려앉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이 거의 50%“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이 상품 출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바로 그날 SNS에 한국과 일본의 1인당 GDP 그래프를 올리며 “이번 호황의 속도는 누구의 예상보다도 빨랐다”고 자화자찬했기 때문입니다.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그를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지만 민주당 반대로 무산됐고요. ‘그래서 누가 책임지는 거냐’는 질문만 커진 셈입니다.
앞으로는, 간밤 미국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확인됐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 경제 섹션에서 이어가겠습니다.
🇰🇷 국내
법제처장 “대법원장 직무유기”…국정감사서 정면 충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이 225일째 대법관을 제청하지 않고 있다며 “대법원 구성이나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하는 것은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직무유기 아니냐”고 물었고, 법제처장이 여기에 힘을 실어준 겁니다. 조 처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위례·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기도 합니다.
야당은 곧바로 반발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임명권이 우선이라는 건 입법 독재적 발상”이라고 했고, “지금도 대통령 변호인이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같은 자리에서는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대통령은 소추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확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죠.
왜 중요하냐면, 이건 단순한 설전이 아니라 사법부 수장과 행정부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도이기 때문입니다. 대법관 자리가 비는 상태가 길어지면 재판 지연으로 국민이 피해를 봅니다. 동시에 대통령의 재판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도 함께 올라가고 있어서, 당분간 이 논쟁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골대를 계속 옮기면”…전시작전통제권 놓고 한미 공개 충돌
어제 브리핑에서 전해드린 전시작전통제권(전시에 한국군을 지휘할 권한) 전환 소식, 오늘은 더 날카로운 충돌로 번졌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변화된 안보 환경에 맞춘 새 기준을 강조하자, 국방부는 “골대를 계속 옮기면 영원히 할 수 없다”고 공개 반발한 겁니다.
보통 이런 이견은 실무 협의로 조용히 조율하는데, 이번엔 양쪽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다는 게 이례적입니다.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이 자체적으로 전시 작전을 지휘하는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평가가 핵심인데, 그 평가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를 두고 시각차가 큰 상황입니다.
왜 중요하냐면, 이 문제는 한미동맹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계속 바뀌면 전환 시점은 끝없이 미뤄지고, 반대로 무리하게 서두르면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집니다. 결국 우리 안보의 ‘언제, 어떻게’를 두고 벌어지는 줄다리기인 셈이죠.
한동훈 “브라질 계란 알당 1400원, 비상식적 수입”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브라질산 계란 수입을 두고 “정상회담 성과를 내기 위한 무리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브라질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내용인데, 알당 1400원으로 미국산의 3배가 넘는 가격이고, 여기에 **비행기 운송료 66%, 관세 20%**가 붙는 기형적인 구조라는 겁니다.
핵심은 이 수입이 한-브라질 정상회담과 관련이 있느냐입니다. 최영한 주브라질 대사는 관련성에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했지만,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무관하다”고 부인했습니다. 한 의원은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나서서 선동이니 왜곡이니 할 게 아니라 국민께 솔직히 설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결국 우리 세금으로 값비싼 계란을 사다가 더 싸게 푸는 구조라면 그 차액은 국민이 메우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외교 성과와 국내 물가 안정이라는 두 목표가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할지, 정부가 답을 내놔야 할 시점입니다.
🌍 세계
트럼프, ‘총살형 생중계’ 결국 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기지 총기 난사범에 대한 총살형 생중계를 철회했습니다. 트루스소셜에 “그는 예정대로 총살형에 처해지지만 생중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희생자의 직계 가족은 원하면 현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배경에는 여론이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ABC·입소스 공동 조사에서 총살형 집행 자체에는 찬성(53%)이 반대(42%)보다 많았지만, 생중계에는 80%가 반대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이 생중계 방침을 밝힌 뒤 비판이 거세졌던 터입니다.
대상은 2009년 텍사스주 포트후드 미군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은 니달 말릭 하산입니다. 중간선거가 20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정치적 역풍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형 자체보다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가’가 선거판 이슈가 된 셈입니다.
예멘 아덴 대통령궁 인근서 연쇄 폭발…후티 확전
예멘 항구도시 아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정부가 쓰는 대통령궁 인근에 폭발이 잇따랐습니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5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의 공격을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캐나다는 자국민에게 사우디 공항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리야드 공항 이용을 피하라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후티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입니다. 어제 브리핑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최근 사우디 쪽으로 전쟁을 확대하고 있고, 이제는 예멘 내부 정부 거점까지 직접 겨냥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이 갈등이 이란-미국 대치와 겹치면서 중동 전체가 하나의 전장처럼 엮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배가 줄면 우리나라 원유·물류비도 흔들립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결국 기름값으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사우디, 후티 공격에 스포츠 행사 줄줄이 취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러 주요 스포츠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습니다. 이란 지원 후티 반군의 반복된 공격이 원인입니다. 축구 스타들을 불러들여 ‘스포츠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던 사우디의 야심 찬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겁니다.
최근 몇 년간 사우디는 막대한 오일머니를 쏟아부어 세계적인 리그와 대회를 유치해왔습니다. 그런데 안전 문제가 불거지면 선수도 관중도 발길을 돌립니다. 초대형 이벤트는 한 번 취소되면 신뢰 회복에 몇 년이 걸리죠.
왜 중요하냐면, 이건 중동 정세가 스포츠·관광 산업까지 직접 흔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사우디 인프라·건설 사업에 많이 뛰어들어 있죠. 그 나라의 치안 리스크가 곧 프로젝트 리스크가 되는 시대입니다.
AI까지 속이는 러시아 ‘도플갱어’ 작전
2024년 9월 미국 법무부는 러시아 정부가 배후에서 운영한 것으로 조사된 인터넷 도메인 32개를 압수했습니다. 이 사이트들은 워싱턴포스트 같은 기존 언론사의 이름과 화면을 정교하게 모방했고, 가짜 인물과 소셜미디어 계정에 AI가 생성한 콘텐츠와 유료 광고를 결합해 진짜 뉴스처럼 유통했습니다. 목표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키고 러시아에 유리한 정책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주목할 건 수법의 변화입니다. 과거 인지전은 사람의 눈과 기억을 속이는 싸움이었는데, 이제는 생성형 AI까지 공격 대상이 됐습니다. 같은 허위 주장을 담은 문서와 위장 사이트가 온라인에 수백 개 깔리면, 검색 시스템과 AI가 이를 “여러 출처에서 확인된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왜 중요하냐면, 우리가 AI에게 물어보고 검색해서 얻는 답이 이미 오염돼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외교처럼 해석이 갈리는 분야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뉴스를 볼 때 출처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 갈수록 비싼 습관이 되고 있습니다.
💰 경제
미국 9월 생산자물가 1.3% 급등…’빅스텝’까지 거론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가 한 달 전보다 1.3% 올랐습니다. 시장 예상치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로, 4년 반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3% 뛰었습니다. 주범은 에너지로,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새 20% 넘게 치솟았고 운송·창고 서비스와 식품 가격도 올랐습니다.
전날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예상을 넘기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립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매트 스터키는 “연준이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12월에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반등했지만, 한국 증시와 관련이 깊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88% 하락하며 7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엔비디아는 1.8%, AMD와 인텔은 4% 넘게 떨어졌죠. 어제 코스피 폭락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청년 취업자 47개월 연속 감소…금융위기 이후 최장
9월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1만3000명 늘어 4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전체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은데,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면서 47개월 연속 감소했습니다. 금융위기 때(2004년 11월2009년 12월, 62개월) 이후 가장 긴 감소세입니다.
청년 고용률은 44%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떨어지며 29개월째 하락 중입니다. 청년 경제활동참가율도 46.5%로 0.8%포인트 내렸습니다. 일자리를 못 구하는 것을 넘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왜 중요하냐면, 청년 고용은 몇 달 늦게 경기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첫 일자리를 못 잡은 세대는 소비도, 결혼도, 출산도 미뤄집니다.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 증가 대비 취업자 증가가 크지 않아 전체 고용률(63.5%)은 오히려 0.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숫자가 주는 착시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2차 국민성장펀드, 결국 완판 실패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가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10영업일 동안 5198억 원을 모아 목표액 6000억 원의 86.6%에 그쳤고, 802억 원이 미판매로 남았습니다. 1차 펀드가 5영업일 만에 완판된 것과 대조적입니다.
막판까지 총력전이었습니다. 마감 하루 전 은행권에 배정 물량 소화를 독려하는 공문이 내려왔고, 은행 물량 1469억 원을 증권사로 두 차례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부족했습니다. 1차 가입자의 재가입이 제한된 데다, 마감일 코스닥이 8% 넘게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입니다.
이 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는 정책형 공모펀드로, 세제 혜택과 정부 재정의 후순위 손실 부담 구조를 갖췄습니다. 그런 조건에도 완판이 안 됐다는 건, 지금 시장 심리가 그만큼 위축됐다는 뜻입니다. 다만 모집된 5198억 원으로 예정대로 투자는 진행됩니다.
임광현 비서실장 입성에 금투세 불안 재점화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했습니다. 임 실장은 전날까지 이재명 정부 초대 국세청장을 지냈는데, 현역 국세청장이 비서실장으로 등용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금융투자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그의 이력입니다.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활동하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과세 정상화’라고 표현하고 보완 입법에 앞장섰습니다. 이후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는 “작년에 여야 합의로 폐기됐기 때문에 당장 도입 논의는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중장기적으로 자본시장 여건과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왜 중요하냐면, 금투세는 주식 투자 수익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로 부활 여부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최근 증시가 급락을 반복하는 상황이라 정치권도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논의될 수 있는 인물이 대통령 옆자리에 앉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늘 뉴스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기준’입니다. 금리를 어디까지 올릴지, 전작권 전환의 골대를 어디에 세울지, 과세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 모두 선을 긋는 싸움이었죠. 그 선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다치는 건 늘 평범한 사람들의 지갑과 일자리라는 게 아쉽습니다.
그래도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잘 버티셨으니, 오늘 하루는 조금 가볍게 시작하시길 바랄게요. 주말에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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